Mr.면박사의 경상도 잔치국수 이야기

국시 한 그릇 하실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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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이 장수를 기원하거나 집안의 경사를 축하할 때 손님에게 접대한 음식이었던 잔치국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 끼 식사로 즐겨 먹는 메뉴 중 하나입니다. 흔히 우리는 이 잔치국수를 쫄깃한 면발, 잘 우려낸 멸치육수, 정갈하게 얹어진 고명, 매콤한 맛을 더한 양념장으로 떠올리곤 하는데요. 같은 재료를 쓰더라도 어떻게 육수를 우리느냐, 어떤 국수를 쓰느냐, 어떻게 양념장을 만드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집니다. 오늘 저, Mr.면박사와 바로 이 잔치국수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국수를 가장 애호한다고 알려진 경상도의 국수에 대해서 말이죠!

맑고 담백한 육수가 매력적인 구룡포 할매 국수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한 바다’라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포항 구룡포는 일제 강점기 시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일제 강점기 이전에는 조용한 어촌 마을이었지만 일제 강점기 이후부터 부두를 만들면서 본격적인 항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 구룡포 시장의 친근한 풍경   

항구 맞은편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대게 음식점 뒤로는 크진 않지만, 구룡포 시장이 있습니다. 청어, 정어, 꽁치 등을 잡는 어선이 많이 드나드는 항구답게 다양한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활기가 넘치는 시장을 따라 쭉 걸어가다 보면 한쪽에 국수를 만드는 공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제일국수공장   

작은 공장으로 보이겠지만 이곳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됩니다. 맛있는 국수 면을 만들어낸다는 이 제일국수공장의 국수를 바로 맛볼 수 있는 곳이 근처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공장을 뒤로하고 위치한 골목으로 들어가면 허름하지만, 맛집 냄새가 솔솔 풍기는 구룡포의 명물 할매국수집이 있습니다.
 
 
▲ 작지만 따뜻한 국수향이 물씬 풍겨나는 정겨운 할매국수 가게 전경  

벌써 40년 넘게 이 구룡포에서 국수를 만들어 팔았다는 이순화 할머니의 국숫집 입니다. 
  
 
▲ 할매국수집의 잔치국수   

시골집의 다락방과 같은 작은 가게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국수 한 그릇씩을 주문합니다. 주문하면 그때야 국수를 끓여냅니다. 작은 그릇의 국수는 3,000원, 이 것보다 큰 그릇의 국수는 4,000원으로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국수는 푸짐하게 담아줍니다. 해풍으로 건조한 면 덕분에 국수에서 느껴지는 약간 짭조름하면서 쫄깃한 면과 맑고 담백한 멸치육수 국물이 일품입니다. 가격과 맛, 모두 부담스럽지 않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국수를 삶아내는 이순화 할머니의 정성은 덤이고요.   

Tip. 구룡포 할매국수 이용 안내

주소 :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963-120

메뉴 : 잔치국수(소) 3,000원, (대) 4,000원 / 비빔국수 5,000원, (대) 6,000원

연락처 : 054-284-2213

    

부산을 대표하는 구포국수,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이원화 구포국시

 


 

    
▲ 구포시장 전경 

일요일이라 구포시장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국수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구포국수’는 들어봤을 겁니다. 구포국수의 역사는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존에 물자와 사람들이 넘치던 큰 장터였던 이곳에 일제강점기 때 경부선이 개통되면서 일본의 각종 곡물이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때 들어온 소면은 낙동강 나루터 일꾼들의 허기를 달려주었고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국수가 널리 팔리기 시작하죠. 그러자 구포장터 일대에 수십 개의 국수 공장이 들어섰습니다. 바다와 맞닿는 낙동강 하류에 있는 이곳에서 만든 국수는 바다의 짠바람과 강바람을 맞고 말려져 다른 국수와 맛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부산 전역으로 구포국수가 날개 돋치듯 팔려나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국수 공장과 국숫집이 하나둘 사라지고 몇몇 국숫집만 구포시장에 남아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구포국수, 구포시장의 연대기, 그리고 국수와 함께한 이원화 사장   

구포시장 안에 있는 이원화 구포국시 집에 들어서면 구포국수뿐 아니라 국수와 함께한 사장님의 국수 인생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30년 동안 국수 공장을 하신 아버지 덕에 국수 공장에서 나고 자란 사장님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구포시장에서 구포국수를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온국수   

쫄깃한 면발에 진한 멸치육수. 부산 잔치국수 특유의 부추와 단무지 고명이 눈에 띕니다. 여기에 매콤한 맛을 살리는 땡초와 양념장을 취향껏 넣습니다. 맑은 국물에 얼큰함이 더해져 한층 더 시원한 맛을 냅니다. 따뜻한 육수와 함께하는 온국수도 맛있지만, 여름에 방문한다면 차가운 국물과 함께 먹는 냉국수를 먹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똑같은 육수지만 차갑게 나온다는 것이 다른 국숫집에선 맛보기 힘든 독특한 맛이죠. 

   
▲ 가오리회와 함께 먹는 회비빔국수   

바다와 인접해있는 곳답게 가오리회 비빔국수도 특별합니다. 기존의 매콤한 비빔국수에 초장의 시큼한 맛을 더해 입맛을 더욱 돋웠습니다. 쫄깃한 면발과 회가 함께 입안에서 머금으니 상큼한 맛이 더해집니다. 

   
▲ 가게 앞에서 판매중인 구포국시 포장 제품. 선물용으로도 좋다. 
  

Tip. 이원화 구포국시 이용 안내

주소 : 경상남도 부산광역시 북구 구포시장1길 6

메뉴 : 온국수 3,500원 / 냉국수 3,500원 / 비빔국수 4,500원 / 회비빔국수 5,500원 / 콩국수(계절별미) 4,500원

연락처 : 051-333-9892

    

국수 한 가지만, 맛만, 정성만 고집합니다. 구포촌국수

 


 

    
▲ 다소 촌스러워 보이지만 그만큼 국수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구포촌국수의 간판   

깎아지른 듯한 금정구 남산동의 언덕을 타고 오릅니다. 부산외대, 회사, 아파트들이 즐비한 그곳에 점심만 되면 줄 서서 먹는 국숫집이 있습니다. 이름마저 정직하게 ‘구포촌국수’라고 쓰여있습니다. 고집스럽게 '저희 구포촌국수는 국수 한 가지만 고집합니다. 국수 한 가지 맛만 고집합니다. 국수 한 가지 정성만 고집합니다.'라고 쓰인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메뉴는 단 하나, 물국수로 국수의 분량만 보통, 곱빼기, 왕으로 나누었을 뿐입니다. 이곳은 부산의 국숫집 하면 빠지지 않는 명소 중의 명소입니다. 일요일 아침 10시 30분.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문 열자마자 하나 둘 손님들이 테이블을 채웁니다.
 
 
▲ 진한 멸치향이 풍기는 육수가 담겨있는 양은주전자
 
 
▲ 보통 크기의 국수. 굵은 면이 인상적.
 
 
▲ 양념장과 고명, 국수를 잘 섞어준다. 곧이어 단무지, 부추, 김, 양념장이 고명으로 얹어 나온 국수가 나옵니다. 


국수만큼 푸짐하게 고명이 얹어져 있습니다. 다른곳 보다 조금 더 두꺼운 면이 식욕을 자극합니다. 이 국수에 따로 놓인 땡초를 넣어 먹으면 진한 멸치육수와 얼큰한 땡초가 한데 섞이며 군침이 도는 국수가 됩니다. 여행객들뿐 아니라 근처 대학생들, 가족, 회사원들의 출출한 배를 채워주는 진정한 서민의 국수입니다.   

Tip. 구포촌국수 이용 안내

주소 : 경상남도 부산광역시 금정구 남산로 35

메뉴 : 보통 4,000원, 곱빼기 4,500원, 왕 5,000원

연락처 : 051-515-1751

 



소박하지만 진하게 우려낸 멸치육수처럼 그 안에 담긴 국수에 대한 자부심, 인심을 느낄 수 있어 따뜻한 한 끼 식사. 포항, 부산 여행 계획 중이라면 Mr. 면박사가 소개하는 국숫집들을 꼭 들러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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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잔치국수, #구포국수, #구룡포할매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