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면 요리로 손꼽히는 라멘. 최근엔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현지에서 먹는 것과 같은 퀄리티의 라멘을 맛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홈페이지를 통하여 현지의 라멘 맛집을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일본 지역마다 각기 다른 라멘의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라멘의 고향은 중국이지만 이국 땅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짜장면과 비슷하다. 라멘의 중국 이름은 납면(拉麵)이다. (여기서 납(拉)은 ‘늘이다’, ‘잡아당기다’라는 의미다.) 중국의 납면은 일본으로 건너갔고 곧 전역으로 퍼졌다. 현재까지도 일본은 라멘을 매우 사랑한다. 라멘 잡지도 나오고 TV에서는 새로운 라멘집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한다. 지역마다 라멘 스타일도 가지각색이다.
삿포로는 라멘의 발상지란 설이 있을 정도로 라멘이 성(盛)한 도시다. 삿포로에만 라멘 가게가 2000개가 넘고, 특히 삿포로 최대 유흥가인 스스키노 라멘 골목에는 라멘 명가(名家)가 수두룩하다. 삿포로 라멘은 추운 날씨를 이겨낼 수 있도록 국물이 기름지고 진하다. 돼지뼈와 전갱이, 말린 날치, 채소 자투리를 넣고 푹 끓인 다음 버터, 닭 기름, 라드로 맛을 더한다. 어떤 양념으로 간을 맞추느냐에 따라 된장 맛과 간장 맛, 소금 맛으로 구분된다. 된장 맛이 기본이다. 미소(일본 된장)을 풀어 구수하고 개운하나, 한국인 입에는 짜다고 느낄 수도 있다. 1963년 라멘점 ‘아지노산페이’ 주인이 돼지고기와 채소, 두부, 곤약 따위를 넣고 된장을 풀어 끓이는 일본 음식 ‘돈지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미소 라멘을 처음 만들었다. 마죽조림, 차사오, 숙주 외에도 연어, 옥수수, 감자, 게, 가리비 가튼 홋카이도 특산물을 고명으로 얹는다. 강력분으로 굵게 뽑은 면발이 딱딱하달 정도로 쫄깃하다.
규슈(九州)라멘은 1955년쯤 구루메에서 탄생해 규슈 전역으로 퍼졌다고 전해진다. 규슈 중에서 특히 하카타 지역이 유명해 ‘하카타 라멘’이라 불리기도 한다. 국물에서 돼지뼈 풍미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처음에는 이것이 거북하지만, 나중에는 이것 때문에 규슈 라멘에 중독된다는 마니아가 많다. 최근 일본 라멘계를 제패한 것이 바로 하카타이다. 돼지뼈를 기본으로 닭뼈와 가다랑어포, 채소 자투리를 센불에 오래 곤다. 뼈를 오래 끓인 국물이 뽀얗고 진하다. 강력분으로 굵고 쫄기하게 뽑은 면발을 사용한다. 차사오와 마죽조림, 어묵이 기본 고명. 여기에 생선, 조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살라미 소시지, 치즈, 마늘, 김치, 교자만두 등 다채로운 고명을 얹기도 한다.
도쿄 라멘은 맑은 간장 맛이 기본이다. 1910년 아사쿠사에 있는 ‘라이라이켄(來來軒)’이 도쿄 라멘의 시초라고 알려졌다. 면발이 가늘고 쫄깃하다. 차사오, 마죽조림, 숙주가 기본 고명이다. 도쿄와 더불어 유명세를 타는 곳이 기타가타이다. 기타가타 라멘은 돼지뼈와 멸치를 넣어 끓인 국물이 담백하면서 동시에 중후하니 신기하다. 간장 맛이 기본이다. 오사카 라멘은 다시마와 뱅어포로 국물을 낸다. 다른 지역보다 짜지 않고 단 편으로, 오사카가 속한 간사이 지역 특생이 드러난다.
라멘점들은 특정 지역이나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는다. 재료와 조리법을 다양하고 창조적으로 뒤섞어 자신만의 개성 있는 맛을 추구한다.
이 지역별로 다른 라멘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일본의 라멘집을 소개하니, 꼭 들러보기를 권한다.
#지역별 다른 스타일의 일본 라멘
1. 아지노 산페이 (味の三平)
미소라멘의 발상지로 알려진 이 곳. 1950년대 아지노 산페이의 창업자, 오오미야 모리토 씨가 된장국을 힌트로 고안한 음식이었다. 당시 그는 ‘영양 있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싶다. 한 그릇에 담긴 음식으로 한끼의 식사와 같은 영양을 담고 싶다’고 생각하여 몸에 좋다고 알려진 미소와 당시 라멘에는 잘 쓰이지 않던 마늘을 사용하고 야채를 볶아 듬뿍 넣은 라멘을 만들기 시작하며 이내 일본 각지로 알려지게 되었다. 덕분에 삿포로 라멘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미소 라멘을 연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 @son_button(https://www.instagram.com/son_button/)
주소 : 〒060-0061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1条西3丁目2 大丸藤井セントラル4F
Hokkaidō, Sapporo-shi, Chūō-ku, Minami 1 Jōnishi, 3 Chome−2 大丸藤井セントラル4F
2. 멘야 사이미(麺屋 彩未)
약 2,000여개의 라멘집이 있는 삿포로 내에서도 매일 손님이 줄 서서 기다린다는 인기 만점 가게 중 하나다. 삿포로 라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가게로 오픈 전부터 문 앞에 줄을 서는 광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라멘은 역시 미소 라멘. 돼지 뼈와 야채 그리고 마늘을 푹 끓인 국물에 오리지널 미소 소스를 풀어 만든 국물로 감칠맛이 있으면서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여기에 오너인 오쿠 마사히코 씨가 생명이라고 말하는 생강과 마늘을 조금씩 녹여 국물에 섞어 보면 더욱 깔끔하고 진한 국물을 즐길 수 있다.
▲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 @05yoon(https://www.instagram.com/05yoon/)
주소 : 〒062-0010 北海道札幌市豊平区美園10条5丁目3−12
5 Chome-3-12 Misono 10 Jō, Toyohira-ku, Sapporo-shi, Hokkaidō 062-0010 일본
3. 이치란(一蘭)
후쿠오카에서 시작된 라멘 프랜차이즈로 일본 여행을 준비해본 적 있다면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라멘집이다. 어쩌면 독서실 책상처럼 1인 자리가 있는 라멘 집이라는 점에서 더 유명한 집일지도 모르겠다. 나카스에 본점이 있으며 건물의 전 층 모두 이치란이다.
규슈 지역의 라멘이 돈코츠 라멘이라고 소개한 것 처럼 돼지뼈 국물의 돈코츠 라멘이 기본이고 다양한 추가 옵션이 가능하다. 한국어로도 주문을 할 수 있고 자판기로 메뉴를 주문하니 가장 무난하고 간편하게 라멘을 즐길 수 있다.
주소 : 〒810-0801 福岡県 福岡市博多区中洲 5-3-2 2F
〒810-0801 Fukuoka Prefecture, 福岡市博多区中洲 5-3-2 2F
4. 잇푸도(一風堂)
잇푸도 또한 후쿠오카에서 시작된 라멘 프랜차이즈다. 이치란보다 매장 규모는 작으나 일본 전역과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 각국에도 점포를 보유하고 있어 어디를 여행하든 쉽게 매장을 찾을 수 있다. 역시 하카타 라멘 답게 돈코츠 육수가 베이스이며 ‘시모마루 모토아지’, ‘아카마루 신아지’ 두 개가 간판메뉴다.
잇푸도는 프랜차이즈임에도 불구하고 미슐랭가이드, 트립어드바이저, 일본 내 맛집 랭킹을 결정하는 타베로그에서도 베스트 라멘 가게로 손꼽히는 라멘 맛집이다.
주소 : 〒810-0041 福岡県福岡市中央区大名1丁目13−141 Chome-13-14 Daimyo, Chuo Ward, Fukuoka, Fukuoka Prefecture 810-0041 일본
5. 신신라멘(博多らーめん ShinShin)
언제 가도 자리가 만석일정도로 최근 뜨고 있는 하카타 라멘의 맛집. 나카스의 포장마차에서 시작해 인기를 얻어 텐진에 매장을 내고 하카타 테이토스, 킷테에까지 매장을 냈다. 가느다란 면과 진하고 고소한 돈코츠 육수, 두껍게 썬 차슈가 한데 어우러져 환상의 라멘 한 그릇을 완성하는데 여기에 테이블 가운데 있는 소스를 취향껏 넣어 먹으면 된다.
주소 : 〒810-0001 福岡県福岡市中央区天神3丁目2−19 1F
〒810-0001 Fukuoka-ken, Fukuoka-shi, Chūō-ku, Tenjin, 3 Chome−2−19 1F
6. 아사쿠사 나다이 라멘 요로이야 (浅草名代らーめん 与ろゐ屋)
진한 닭 국물에 간장으로 간을 한 소유 라멘집. 20세기 초 아사쿠사의 라이라이켄이라는 가게에서 최초로 만든 라멘인 소유 라멘의 시초라고 불리는데 요로이야는 라이라이켄의 맛을 제대로 계승한다는 평을 듣고 있는 전문점이다. 일본의 방송이나 잡지에도 많이 소개 되었으며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주소 : 〒111-0032 東京都台東区浅草1丁目36−7
1 Chome-36-7 Asakusa, Taitō, Tokyo 111-0032 일본